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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사의 눈] 10대 유권자 시대…선거교육은 어디에?
- 작성일
- 25.03.28
[EBS 뉴스]
매주 교사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와 교육 현장을 들여다보는 '교사의 눈' 시간입니다.
부산 교육감 선거를 포함한 4.2 재보궐선거가 다음 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법과 정당법 개정으로 이제 10대 청소년들도 투표하거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됐죠.
정치적 분열과 대립이 날로 심해지는 요즘, 학교 현장의 선거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요?
먼저, 영상부터 함께 보시죠.
[VCR]
2020년 18세 선거권 도입
2022년 정당 가입 연령 16세 하향
투표·정당 가입 할 수 있지만…
"학교에서는 정치 이야기 못해요"
'민주주의 위기' 극단의 시대…
학생들에게 필요한 선거?정치교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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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네, 학생들을 위한 선거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될지 서울 가재울 고등학교 조영선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선생님 어서 오세요.
특히 학생 인권에 대해서 많은 책을 써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특별히 주목하게 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조영선 교사 / 서울 가재울고등학교
제가 이제 2001년에 신규 교사로 학교에 발령을 받았는데요.
제가 이제 교사로서 돌아간 학교에서도 당시에도 제가 책에도 써 있는데 이제 두발 검사를 하느라고 학교에서 막 가위로 학생들 머리를 자르고 막 이런 장면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 제가 학생 때의 학교가 교사가 돼서 학교도 그렇게 많이 달라지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해서 이제 그것이 굉장히 충격적이었고요.
그리고 저희가 이제 학교 생활을 돌아보면 사실 뭐 무엇을 잘 배웠는지 어떤 지식이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선생님들이 우리를 어떻게 대접했는지 그리고 인간으로서 저희를 존중했는지 얼마나 소중하게 여겼는지 이런 것들이 더 많이 남잖아요.
근데 아직도 학교에는 이제 학생들한테 상처를 주고 모멸감을 주는 관행들이 너무나 많은 거죠.
그래서 이제 2011년에 학생인권 조례가 생겼는데 그러면 사실 학교가 그런 학생인권의 가치가 좀 내면화되고 이렇게 제도화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이제 10년이 지난 작년에 그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됐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좀 안정되지 않다 보니까 학교 밖에서는 학생인권 존중에 대한 기대가 많고 그런데 학교 안에서는 이것이 안정돼서 정착되지 못한 상황에서 뭐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민원을 받게 된다든지 아니면 오해를 산다든지 이런 것들이 좀 교사로서의 삶을 보다 좀 어렵게 한다는 생각을 또 많이 하게 됐어요.
그래서 학생인권에 계속 관심을 갖고 책도 쓰고 활동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런 권리의 연장선상에서 선거 교육에 대해서도 또 주목하고 계신데요.
사실 이 18세 선거권이 확보되면서 이 학교 안에도 유권자들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학교에서는 이 학생들한테 선거 교육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조영선 교사 / 서울 가재울고등학교
지금 이제 18세 선거권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게 좀 기기묘묘하거든요.
왜냐하면 이제 고3 학생들 일부에게 지금 투표권이 주어지는 형태인데 투표권이 주어진 학생들하고만 선거에 관한 정당에 관한 얘기를 할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사실상 선거운동의 자유가 없는 거죠. 그래서 같은 반에서도 이 선거 연령이 되지 못한 학생들이 있는 데서는 그 얘기를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선관위에서 만든 동영상에도 투표를 하라는 얘기만 되어 있지 학교에서 내가 어느 후보를 뽑을지 어느 후보가 더 민주적인지 이런 것에 대해서 토론하거나 이럴 수는 없다라고 금지하는 내용을 훨씬 많이 교육을 하거든요.
그래서 학생들이 오히려 굉장히 학교 안에서 정치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고 그리고 되게 비밀처럼 나 이번에 뭐 누구 찍을 건데 이런 거 말해도 되나 뭐 이렇게 얘기할 정도로 굉장히 좀 위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여러 가지 제한이 있네요.
그런데 사실 이 정당법도 개정이 되면서 정당에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은 더 낮아지지 않아 않았습니까? 그래서 여러 가지 좀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상황인데 선생님 제자들 중에서도 사실 투표를 하게 된 학생들이 많아졌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학생들은 어떤 방식의 교육을 원하고 있던가요?
조영선 교사 / 서울 가재울고등학교
어떤 방식의 교육보다는 학생들은 자신이 이제 지금 말씀하신 대로 정당에 가입할 수 있고 그리고 구의원 같은 피선거권도 일부 보장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제 그런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이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되는데 사실상 학교는 그러한 얘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니까 학생들 사이에 정치의식에 대한 낙차가 엄청 크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학생들은 굉장히 관심이 많고 그래서 자기의 정치 의식과 유사한 유튜브를 본다든지 이런 걸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전혀 관심이 없는 상태예요.
저는 이러다 보니까 사실 이제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굉장히 이야기가 많고 그리고 되게 편향된 생각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이런 것들이 교실 안에서 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개방적으로 토론하고 이런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하는 데서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학생들이 어떤 선거 교육을 원한다기보다는 학생들은 자신들의 권리가 주어진 만큼 학교 안에서도 그런 토론이 가능하고 그러한 자유가 보장되는 것 그리고 더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 이런 것들을 훨씬 많이 원하고 있고요.
그리고 교사로서도 자연스럽게 학생들 사이에 노출이 되는 게 좋잖아요.
나는 이런 정당에 가입 했고 이러이러한 이유로 예를 들어 청소년에 관해서는 이런 정책을 하고 있어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제 그런 것이 잘 되지 않다 보니까 오히려 굉장히 정치는 좀 비밀스러운 얘기가 되고 그러니까 그 안에서 뭔가 팩트 체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든지 이런 문제도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런데요 이렇게 뭐 정치교육 선거 교육의 방식을 놓고는 사실 논란이 분분합니다.
어차피 이 학생들이 선거도 할 수 있고 정당에도 가입할 수 있으니까 더 적극적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니다, 이건 아직은 좀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아주 중립적으로 아주 소극적으로 기술적인 정보만 알려줘야 한다 뭐 이런 의견도 있는 게 사실이에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조영선 교사 / 서울 가재울고등학교
앞에서도 좀 말씀드렸지만 사실 지금 사회 자체가 굉장히 극단주의적이라는 것 때문에 저희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교실도 그것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극단을 줄이는 길이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학교에서는 그런 것을 제대로 대화할 토대가 되어 있지 않은 거죠.
그러니까 오히려 저는 굉장히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일수록 그것을 공적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신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 있는지 팩트 체크도 더 하게 되고 그리고 이런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좀 검증해 보고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 의견에 대해서도 귀 기울여 보고 이제 이런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이런 극단화 경향이 좀 방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상 지금 어떤 중립을 강요하면서 이제 하는 이야기들은 그런 학생들과 교사들의 입을 막는 것이나 좀 마찬가지여서 오히려 지금의 극단적인 경향을 방조하고 오히려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극단적인 간극을 좁히려면 어찌 됐든 합리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뭐 이런 취지의 말씀 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교육 현장에서 앞으로 더 나은 선거 교육을 하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조영선 교사 / 서울 가재울고등학교
제가 이제 시작을 처음에 학생 인권 보장을 이야기했었는데요.
사실 교사에게는 정치 기본권이 없고 학생에게는 선거 운동의 자유가 없는 상황이고 학생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다 보니까 교사가 하는 어떤 정치적 목소리가 학생에게 그대로 영향을 받을까 우려하는 것 때문에 교사의 정치적 제한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저도 학생한테 벌점을 줄 수 있고 아직도 두발 복장 검사를 하고 이러한 권력 관계가 있는 상황에서 그 학생과 제가 정치 토론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거든요.
그래서 학생 인권이 보장이 되고 적어도 신체의 자유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규제받지 않는 상황이어야 학생들이 교사와 동등한 위치에서 정치에 대한 토론도 하고 자기가 궁금한 건 물어보기도 하고 교사에게 다른 의견이 있을 경우에 그것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토론하기도 하고 이런 문화가 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저는 학생인권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또 하나는 저는 교사의 정치적 권리가 보장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학생들하고 이제 선거에 관한 얘기를 하다 보면 학생들이 저의 정당을 추측해요.
그래서 이제 추측을 하다 보면 그런데 제가 또 뭐라고 저는 그건 아닙니다.
이렇게 또 말을 할 수는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제 수업 자료를 가져오기도 했는데 제가 이제 그 어떤 학생 청소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법에 대해서 SNS 금지라든지 학생인권법이라든지에 대해서 여러분의 의견을 국회의원한테 전달하겠다 편지를 써봐라라는 활동을 했는데 학생들이 이거 누가 어느 정당이 냈냐 이걸 막 물어보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선생님은 어떤 입장이냐 그런데 제가 그런 걸 교사로서 얘기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이런 교육이 좀 제대로 되지 않은 그런 경험을 좀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학생에게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방어권을 주는 그런 학생인권법과 그다음에 교사도 이러한 이슈에 대해서 이 학생들과 수평적인 관계에서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사의 정치 기본권이 보장되는 것이 좀 제대로 된 선거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토대가 되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수평적인 토론이 중요하다는 말씀 다시 한 번 해 주셨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또 미래의 유권자들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또 수많은 투표를 하게 될 것이고 이 학생들을 또 학부모들도 가정에서 잘 가르쳐야 합니다.
이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또 교사로서 해 주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 것 같아요.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조영선 교사 / 서울 가재울고등학교
저는 청소년이 정치할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이 보통 공부할 나이라고 많이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게 왜 그러냐면 우리가 갑자기 민주시민이 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일상에서 정치가 어떻게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를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판단하고 참여할 수 있을 때 그런 소양이 쌓인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격론의 정치라든지 이런 것들에서 각자가 이 민주주의를 지켜 나가기 위해 모두들 애쓰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러한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이 강해지려면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연습 그리고 이렇게 권리를 누리고 자기가 의견을 내는 것들이 충분히 주어져야지 이것이 어른이 돼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학부모님들도 너무 그런 것에 대해서 걱정하시기보다는 오히려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학생들도 내 삶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토론하는 가운 내서 자신의 생각을 좀 검증하고 이런 과정들을 기꺼이 겪었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은 확대됐지만 관련한 교육은 너무나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고 또 합리적인 판단력을 갖출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래서 이 교육의 역할이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