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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실 밖 생존교양] '13세 전과자' 촉법소년 연령 하향…쟁점은?
- 작성일
- 26.03.09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정답이 없는 교실 밖 세상, 우리는 어떤 지혜를 갖춰야 할까요?
EBS 뉴스는 학교 밖 세상을 읽는 힘, <생존교양>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 법률과 AI, 마음건강부터 국제정치까지 우리 삶과 직결된 실질적인 생존 지식들을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게 파헤쳐 봅니다.
그 첫 순서로, 최근 거센 논란이 일고 있는 '촉법소년'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신수경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자는 논쟁은 수십 년간 반복되어왔습니다.
지금까지 주로 어떤 쟁점들이 다루어졌습니까?
신수경 변호사
우선, 용어의 명확한 정의부터 할 필요가 있는데요.
우리나라 현행 형법에는 형사 미성년자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형사미성년자는 처벌을 하고 형사책임을 묻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형법 제9조에서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대요.
이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은 만 14세 미만, 즉 13세 까지입니다.
그런데 이 13세까지의 미성년자들 중에 다시 만 10세부터 13세까지의 소년들의 경우는 소년법에서 별도로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형벌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경우에, 일반적인 처벌은 아니라 하더라도, 법원 소년부에서 심리해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촉법소년 연령에 해당되는 미성년자들이, 자신들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들이 보도 되면서, 촉법소년의 경우도 적정한 형사처벌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과거와 달리 촉법소년들의 신체적·정신적 성장 속도라던가 범죄의 개입 수위 등을 고려한다면, 촉법소년의 연령을 하향하여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위를 넓필 필요가 있다는 것이구요. 실제 이러한 여론을 바탕으로 2022년에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적극적으로 촉법소년 연령하향, 정확히는 형사미성년자의 연령 하향을 추진한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도 반대 의견이 상당하였습니다.
미성년자인 소년들에 대해서는 범죄자라는 낙인보다는 교육과 환경의 개선을 통하여 사회로 복귀시키는 것이 재범 방지 등 형사정책적인 면에서도 바람직하고 효과적이라는 의견이었죠.
이런 반대 의견이 있어 당시에는 연령 하향이 추진되지 못하다가, 올해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여 결론을 내보자는 의제를 던진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요즘 애들 정말 무섭다"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소년범죄가 흉포화되고 있다는 객관적인 통계가 있습니까?
신수경 변호사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현 시점에서도, 소년범죄의 증가추이 등을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인 통계나 데이터가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 한데요.
촉법소년 관련하여 경찰, 검찰, 법원의 통계가 연결되지 않고 산발적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명확한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 하나의 통계만으로 소년범죄의 추이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다만, 경찰청, 검찰의 통계에서는 촉법소년의 범죄 건수가 증가 추세인 것처럼 확인되나, 오히려 법원의 사법연감상의 통계에서는 감소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합니다.
촉법소년의 경우 경찰에서는 혐의 유무를 판단하지 않고 법원으로 송치하는대요.
경찰청의 통계는 혐의 유무가 판단되기 전의 신고접수된 촉법소년 사건 수라면, 법원의 통계는 법원에서 혐의를 판단하여 소년에 대하여 혐의가 없다거나 처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불처분 결정 등을 제외한 건수거든요.
그렇다면 소년범죄가 증가 추세라는 것은 단정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고요.
소년범죄의 흉포화에 대해서도, 결국 우리가 일반적으로 강력범죄라고 하는 강도, 살인, 방화, 강간 등의 사건의 건수를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하는데, 강력범죄 중 성범죄를 제외한 분야에서는 유의미한 증가세가 확인되지 않고요.
성범죄 영역은 최근 신종 범죄로서 온라인 그루밍 등 과거에 명확히 범죄로 인식·집계되지 않던 행태가 범죄화되었거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아동·청소년이 사이버 성범죄에 노출·연루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통계에 반영된 측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서현아 앵커
처벌 나이를 낮추는 것이 범죄 예방이나 재범률 하락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하나요?
신수경 변호사
국내외 연구 결과는 오히려 반대입니다.
결국 미성년자들 중 일정 연령에 달하지 못한 미성년자들에게 형사처벌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그들이 형사책임을 이해하고 책임을 질 수 있을 정도의 발달을 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인데요.
청소년의 전두엽 성장 등에 있어서의 외국의 연구에 따르면, 형사책임을 인지할 수 있는 적정한 연령으로서 14세 정도를 언급하고 있고요.
우리나라에서 2023년 발간된 형사정책연구 자료에서도 역시 청소년의 뇌 발달을 고려하여 형사책임능력을 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우리나라의 현재 형사미성년자 연령이 지나치게 높다거나 하는 부분도 확인되지 않고요.
그리고 미국과 영국 등에서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높이는 시도를 해보았는대요.
오히려 형사처벌을 받은 소년범이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보다 재범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소년교도소에서의 '범죄 학습'과 사회적 낙인 때문으로 분석되었는데, 우리도 교육을 통하여 소년에게 다시 개선할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소년법의 이념에 비추어 본다면, 전과자라는 낙인을 더 어린 나이부터 가능하도록 하는 방향의 정책이 바람직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나 국가인권위는 왜 정부의 연령 하향 움직임에 대해서 꾸준히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겁니까?
신수경 변호사
우선,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만 14세로 유지하고, 이들을 범죄자로 취급하거나 구금하지 않을 것을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권고해왔습니다.
실제 우리나리의 경우 형사미성년자 즉,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연령은 만 14세 미만이지만, 소년보호처분으로서 소년원 수용이 가능한 연령은 만 10세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 촉법이라서 처벌을 받지 않는다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셈이고, 이를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지적하고 있는 것이죠.
인권위의 경우, 촉법연령 하향 정책을 추진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대요.
말씀드린대로 지금 소년범죄에 대한 정확한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통계나 근거가 없는 상황입니다.
명확한 근거에 기반하지도 않은 정책을, 더군다나 처벌이 가능한 연령의 범위를 넓히는 인권 의제에 대하여 여론에 편승하여 짧은 시간에 결론을 내리라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이지요.
서현아 앵커
연령을 낮춘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보호처분 체계가 아이들을 사회로 건강하게 돌려보낼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중요할 텐데요.
현재 우리나라 소년 보호처분 체계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요?
신수경 변호사
현재의 촉법소년을 포함한, 만 10세 이상의 소년범들의 경우,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게 되는대요.
소년법의 입법목적은 소년에 대한 교육 등을 통하여 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인데, 지금 소년법상의 보호처분이 그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보호처분에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소년원 송치가 있고요.
신수경 변호사
그 외에 6호 보호시설 위탁, 7호의 치료시설 위탁 등이 있는대요.
이러한 시설은 전국적으로 매우 부족해서, 실제 치료나 보호가 필요한 보호소년들에 대한 적절한 처분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고요.
소년분류심사원이라고, 성인범에 있어서는 미결수들에 대한 구치소 같은 곳인데, 전국에 한 곳 밖에 없어서 지금 과밀 수용과 각종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국 소년법의 입법취지에 충실하게 보호처분의 내용과 보호처분이 제대로 작용할 수 있는 환경, 인프라 등을 비롯한 소년사법체계의 전반적 개선이 우선 논의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서현아 앵커
소년 범죄의 이면에는 위기 가정이나 교육 소외, 지역사회의 방임 같은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소년 범죄를 개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로 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신수경 변호사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실무가들이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소년범죄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소년을 둘러싼 환경의 문제, 보호력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소년범들이 소년 법정에 오기 전, 아동학대·가정폭력·학교폭력 등으로 이미 지자체·학교의 관리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결국 소년을 둘러싼 환경에 있어 보호력의 부재가 소년을 비행으로 이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에 대한 법정책 방향은, 단순히 '범죄자'로서의 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 또는 사회로부터 적절한 성장 환경을 제공받지 못한 아동·청소년에 대한 지원으로서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이고요.
따라서 단순히 처벌위주의 정책보다는 소년에 대한 지역사회를 포함한 다양한 복지 자원을 체계적으로 배분하는 것에 정책의 방향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부모의 양육 책무를 실질적으로 지원해서 보호력을 단단히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졌던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가 이제 두 달 안에 결정됩니다.
정책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든 아이들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노력이 뒤따라야겠습니다.
변호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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