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EBS 중학프리미엄

전체서비스

국내 유일의 고품격 뉴스를 시청하세요.

정보화시대에 발맞추어,
대한민국 모든 교육정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제목 "아이들의 미래가 무너졌다"…이란 학교 폭격에 분노한 교사들

[교육,중등,대학,고교]
이상미 기자
작성일
26.03.05

[EBS 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던 초등학교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학생과 교사 등 170여 명이 한순간에 희생되면서 전 세계는 큰 충격에 빠졌는데요. 


전쟁의 포화가 학교 현장까지 덮친 상황에서, 국내외 교육계도 일제히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민간인 사상자 속출 


미나브 지역 초등학교 폭격 

학생·교사 인명 피해 


유엔·인권단체 일제히 규탄

"국제 인도법 위반 행위"


가자지구 이어 이란까지

중동지역 긴장감 고조


무너진 교실 위 잃어버린 미래 

아이들 안전은 어디에?




------




서현아 앵커

오늘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조수진 인천 인화여중 교사와 함께 이번 사태의 심각성과 우리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오세요. 


평소 국제 인권 문제에도 목소리를 내오셨는데요. 


이번 이란 공습에 대해 긴급 성명을 발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조수진 교사 / 인천 인화여자중학교

폭격으로 수많은 어린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인데요. 


이란 초등학교 폭격 기사를 보자마자 정말 큰 충격을 받았거든요. 


이제 겨우 일곱 살, 많아 봐야 열두 살밖에 안된 초등학생들이잖아요. 


그런데 수업을 듣다가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들과 함께 형체도 없이 폭사 당했습니다. 


아이들이 매고 있던 작은 가방이 피범벅이 됐고요. 


여섯 살 혹은 일곱 살 된 아이의 손가락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걸 봤어요. 


이걸 보는 부모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4.16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듯이, 사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죽음에 특히 민감하고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교사들의 항의 목소리를 모아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미국과 이스라엘을 막지 않는다면,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도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규탄 성명을 낸 것입니다. 


마침 제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에서 공동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다른 운영진분들 동의를 얻어서 신속히 입장을 낼 수 있었습니다. 


희생된 분들께 애도를 표합니다. 


서현아 앵커

가자 지구에서도 이미 수만 명의 아이들과 수백 명의 교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비극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조수진 교사 / 인천 인화여자중학교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동시에 국제적 연대가 정말 절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셨듯이, 팔레스타인 학생들 1만 8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교사와 직원 780명 이상 죽임을 당했습니다. 


전체 학교의 97% 이상 완전히 파괴되거나 손상됐고 그야말로 '교육대학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런 비극이 이란을 포함한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저희 교사들은 원치 않습니다.


반갑게도, 세계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일었습니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고. 


영국, 그리스, 파키스탄, 이라크에서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3.2 이란 공격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는데 저도 참가했어요. 


당시 100명 정도 모였는데, 재한 이란인 영화감독님의 말씀이 좀 기억에 남습니다. 


"폭탄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없다."라고 하셨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인들의 민주주의 운동을 납치할 뿐이다."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배우게 될 교과서에 어떤 결말이 실리게 될지는 순전히 우리가 지금,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양심이 있고, 정의와 평화를 바라는 분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 위험천만한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함께 항의하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동안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 모임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신데요. 


주로 어떤 활동들을 해오셨습니까? 


조수진 교사 / 인천 인화여자중학교

'팔연교'는 전국 초·중·고 선생님들이 모인 네트워크이고요. 


24년 2월 17일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공동행동의 날 집회 참가를 계기로 만들었습니다. 


2년 넘게 교실과 거리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확산을 위해서 노력해왔는데요. 


가령, 주말에는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나 행사에 참가하기도 하고요. 


나크바나 가자학살을 알리는 계기수업 자료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또 직접 수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5개 교원단체와 1,400여명 교사 연서명을 내고 이스라엘을 규탄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가자지구 현지 그리고 재한 팔레스타인인분들과 교류하면서 학생과 교사 대상 특강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총 35번 정도 이루어졌어요. 


수도권 외에도 멀리 강원도나 전라도에서도 특강이 열렸고요. 


지난 12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들과 교육활동을 한 것이 좀 기억에 남는데요. 


팔레스타인 전통음식 팔라펠과 훔무스를 직접 맛보고, 재한 팔레스타인인분을 모셔서 이야기를 같이 들었는데 몰입도가 정말 높았습니다. 


"꼬꼬무"를 보는 것 같다고 아이들이 극찬해주기도 했고요. 


특강의 교육적 효과를 보여주는 몇몇 사례들이 있는데요. 


어떤 고등학생들은 직접 리플릿을 만들어서 동료 학생들과 선생님들 대상으로 등굣길에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고요. 집회에 참가하는 학생들도 생겼습니다. 


중학생 때 참가했던 제자 한 명은 고등학생이 된 후 집회에 다시 와서 연대 발언을 하는 뭉클한 일도 있었어요. 


문턱이 낮은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팔레스타인 음식이나 전통자수 체험도 있었고, 가장 최근에는 소설가 김남일 작가님을 모시고 팔레스타인 문학특강을 열었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팔레스타인을 알리는 실천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 참사 소식을 접할 우리 아이들이 받을 심리적 충격도 걱정됩니다. 


학교 현장에서 이번 사건을 어떻게 설명하고, '평화 교육'의 관점에서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조수진 교사 / 인천 인화여자중학교

우선, 이번 사안에서 양비론은 경계해야 할 관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사안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책임을 명확히 지우는 것이 진정한 평화의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적 중립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기 때문에, 매우 구체적 맥락 속에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의없이 평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공허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충격적 사안이 발생하면 덮어놓고 아예 다루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그러나 현실에서 충격적인 일들은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학생들은 뉴스, SNS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끊임없이 사건을 접하게 됩니다. 


교사들에게 먼저 묻기도 하고요. 


어제 수업 때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30명 중 7명 정도가 이란 초등학교 폭격 소식을 알고 있더라고요. 


그 중 절반은 뉴스를 통해 접했고, 나머지 학생들은 부모님을 통해 전해 들었다고 합니다. 


실제 삶의 충격적인 내용들이 교육활동에서 적절히 다뤄진다면, 학생들의 심리적 충격을 오히려 완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현아 앵커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나와 연결지어서 생각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아이들도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조수진 교사 / 인천 인화여자중학교

세계는 연결돼 있습니다. 


전쟁이 격화되면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란의 초등학생들과 교사들이 단적인 사례였어요. 


그래서 이번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등 물음을 던지고 우리 학생들도 자기만의 입장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깨어있는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중동 전역을 위험에 빠트렸고, 불과 며칠 만에 한국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당장 주식 시장이 며칠 만에 폭락한 걸 보면서 아마 학생들은 정치와 경제가 연결되어 있다고 직감했을 것입니다. 


석유 가격이 올라 주유소에 갈 때 한탄하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멀리 이란에서 벌어진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걸 체감했을 거예요. 


한국이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고,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이 지정학적으로 왜 중요한지, 중동에서는 왜 그토록 많은 전쟁이 벌어지는지, 살아있는 물음을 던지면서 지정학적인 이해를 넓히게 될 것입니다. 


저는 교과서만이 아니라,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들, 국경을 넘어 벌어지는 다양한 국제 이슈들을 교육활동과 결합해서 교사들이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삶과 세상과 동 떨어진 채 공허하게 헛돌지 않고, 진짜 살아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서요. 


서현아 앵커 

네 사실 뭐 어떤 갈등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학교와 어린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가치는 국경을 초월한 과제이지 않겠습니까?


이번 사태가 이 원칙을 다시 한 번 또 차분히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전글
[심층기획] 통합하는 지방 행정, 갈림길에 선 교육자치
다음글
플라멩코 스텝 밟는 염혜란…첫 주연작 '매드 댄스 오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