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EBS 중학프리미엄

전체서비스

국내 유일의 고품격 뉴스를 시청하세요.

정보화시대에 발맞추어,
대한민국 모든 교육정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제목 교육과정 밖 문제 출제…대학 4곳·사관학교 '적발'

[교육,중등,대학,초등,고교]
금창호 기자
작성일
25.12.25

[EBS 뉴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 사교육 없이는 풀기 어려운 문제, 소위 '킬러문항'이라고 하죠.


정부는 수능시험에서 이런 문항을 뿌리 뽑겠다면서 전면 배제 방침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정작 대학들이 직접 치르는 논술이나 면접 전형에서는 교육과정을 위반한 문항이 여전히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금창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화여자대학교가 지난 3월 발간한 2025학년도 선행학습영향평가 자료입니다.


지난해 출제한 논술 문제가 고등학교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났는지 스스로 평가했는데, 이대는 모든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 성취 기준을 충족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대학별고사 문제 3천 300개를 확인했더니 대학 4곳과 사관학교가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교별로 보면 대구가톨릭대학교는 생명과학 1문항, 사관학교와 수원여자대학교는 각각 영어 2문항과 5문항, 우석대학교는 화학 2문항, 그리고 이화여대는 수학 1문항을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냈습니다.


학교 교육과정 범위 안에서만 입시 문제를 내도록 한 '공교육 정상화법'을 위반한 겁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 대학 교재에 있는 문항과 유사하게 출제되거나 교육과정 밖 영어 단어인데 지문 안에서도 그 의미를 유추할 수 없는 문항이 있었다"며 "2015 교육과정을 벗어난 범위의 문제는 위반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법 위반 문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교육부는 올해 입시에서 위반 사항이 반복되지 않게 이들 대학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학이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내년 9월까지 이 대책을 이행했는지를 '2026년 교육과정 정상화 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출연]


서현아 앵커

보다 자세한 얘기 전문가와 나눠보겠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최수일 수학교육혁신센터장과 함께 합니다.


센터장님 어서오세요.


네, 이번에 문제가 된 내용을 보니까 해외 대학 교재에 있거나 고등학교만 나와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영어 단어들이 많이 포함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위반 사항이 적발이 되지 않는 해가 거의 없어요.


계속 반복되는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최수일 수학교육혁신센터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평가의 전문성입니다.


사실 문제의 핵심은 고등학생을 가르치지 않은 교수가 고등학생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일단 대학교수는 학문의 전문가입니다. 


교육의 전문성은 의심할 수 있지요.


고등학생의 평가는 고교 교사가 전문가입니다. 


교육과정과 수업과 평가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만 교육과정과 수업의 주체가 아닌 대학교수가 평가를 하기 때문에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둘째는 평가 자료의 주체성입니다.


선발은 대학이 하지만 평가는 고교가 해야 합니다. 


즉 고등학교가 평가한 자료를 최대한 이용해야 하는데, 대학이 별도로 대학별고사라는 시험을 치르게 되면 고교 교육이 이 시험에 종속되게 됩니다. 


그리고 교육과정이 흐트러집니다. 


즉, 학교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출제되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사교육이 필요하게 되고 고등학교는 불신을 받게 됩니다. 


대학별고사 자체가 고교 교육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대학들이 고등학교 교육을 충분히 신뢰하거나 존중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센터장님께서도 이 교육부 조사와는 별개로 2012년부터 따로 조사를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센터장님께서 적발하시는 규모가 교육부가 찾아내는 규모보다는 훨씬 더 많거든요.


이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요?


최수일 수학교육혁신센터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네, 그렇습니다. 


사실 뭐 센터장인 제가 한 게 아니고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지난 2012년부터 조사를 쭉 해 왔습니다.


우리가 조사한 것보다 항상 교육부가 발표한 위반 사항이 적었습니다.


그 이유는 교육부 조사와 시민단체 조사의 주체성 탓입니다.


교육부 조사에는 수학계와 이해관계가 얽힌 분들이 조사에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게 되는데 이 역시 대학의 수학계와 이해관계가 아주 밀접하게 얽힌 분들입니다.


반면 시민단체는 학생의 입장에서 이를 바라보고 분석하기 때문에 최대한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있다고 보면 됩니다.


차이는 바로 거기서 나타난다고 보면 됩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부는 일단 이 위반 사항이 반복되지 않게 시정명령을 내렸는데 이런 조치로 재발을 막을 수가 있을까요?


최수일 수학교육혁신센터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안 되죠.


교육부의 시정 명령은 말 그대로 솜방망이에 그쳐 왔습니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 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제14조에 '위반한 교육관련기관에 대하여 재정지원 중단 또는 삭감, 학생정원 감축, 학급 또는 학과의 감축·폐지 또는 학생 모집 정지 조치 등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만 지금껏 납득할만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선행교육규제법이 시행된 첫 시험이 2014학년도 대학별고사였는데, 이때는 정말 원칙대로 적발하고 처벌이 이루어지는 듯했습니다만 이후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모든 자료를 비공개로 하고 조사 결과 공유도 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올해 들어서 이런 조치가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대충 짐작은 가지만 아마도 새정부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런 추세로 가서 대학이 제대로 출제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시민단체의 또는 우리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 대학별 고사 출제 과정부터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거든요.


어떤 방식으로 좀 변화가 필요할까요?


최수일 수학교육혁신센터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실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나올 수 없게 출제한다면 굳이 대학별고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고등학교가 3년 동안 이미 평가한 자료를 대학 입학처가 충실하게 해석한다면 별도의 출제 자체가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학 교수가 출제한다면 애당초 고등학교 교육과정 전문가도 아니고, 고등학생을 가르쳐본 적도 없는 상태에서 좋은 출제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고등학교 교사들을 불러 출제한다고 해도 대학 입맛에 맞게 출제하도록 압박한다면 이 결과도 좋지는 않겠지요.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대학별고사 자체를 없애는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대학별 고사뿐 아니라 입시 전반의 문제도 한번 들여다봐야 할 것 같은데 어떤 점의 개선이 필요하겠습니까?


최수일 수학교육혁신센터장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학 입시는 별도의 시험이 아닌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평가한 내용을 다면적으로 다각적으로 해석하고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고교 교육이 정상화 됩니다. 


대학이 별도의 입시를 치르는 순간 고교 교육은 모두 여기에 종속되고 학교는 불신을 받게 됩니다. 


고교 교육이 정상화되고 대학이 좋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고교 교육 내에서 3년간 평가한 자료를 최대한 신뢰하고 그것을 새로 고치지 않고 다만 이것을 다면적으로 연구해서 평가하는 능력을 대학이 키워 나간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대학 입시는 초중등 교육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면밀한 조사와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전글
[청경체] 예나 지금이나 부담인 세금…역사 속 해법은?
다음글
[단독] '5조 원 투입' 10년 만의 대수술…'지역명품학교' 키운다 [학교 통폐합 4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