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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경체] 기름값에 상한선…30년 만에 등장한 '석유 최고가격제'란?
- 작성일
- 26.03.26
[EBS 뉴스]
서현아 앵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천 원을 넘어서자, 정부가 30년 만에 기름값에 법적 상한선을 그었습니다.
이른바 '석유 최고가격제'가 등장한 배경과 앞으로 우리 일상에 미칠 영향, 손희애 경제 크리에이터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했습니다.
용어 자체를 처음 들어본 분들도 많을텐데요.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는 쉽게 말해 "기름값, 이 가격 이상으로는 절대 팔지 마!"라고 정부가 마지노선을 딱 정해두는 제도예요.
정부가 30년 만에 이 카드를 꺼낸 이유는 지금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인데요.
최근 기름이 가장 많이 나는 중동 지역에서 갈등이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름값이 훅 뛰었어요.
한 때 휘발유가 리터당 2,000원을 넘기도 했으니 부모님들 지갑 사정이 너무 힘들어졌죠.
그래서 정부가 직접 나서서 "더 이상 올리지 마!" 하고 강력한 브레이크를 건 겁니다.
서현아 앵커
정부가 "석유 가격을 여기까지는 올리지 마"라고 기준을 정해준 셈인데요.
그런데 정작 기름 넣으러 주유소에 가면 이런 게 또 실감이 되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아요.
이유가 뭘까요?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정부가 정한 상한선은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이에요.
평소보다 100~200원 정도 싼 가격이죠.
그런데 지금 당장 부모님 차를 타고 동네 주유소에 가보면 생각보다는 가격이 안 떨어져 있을 거예요.
그 이유는, 정부가 가격을 제한한 건 정유사가 동네 주유소에 넘기는 '도매가격'이기 때문이에요.
주유소 사장님 입장에서는 "나 며칠 전에 비싼 값에 사 온 기름이 아직 탱크에 남아있는데, 당장 싸게 팔면 손해잖아!"라고 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이 비싼 재고가 다 팔리고 싼 기름이 새로 들어올 때까지 보통 1~2주 정도 시차가 생기는 겁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런데 단기적으로는 비축유가 있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최고가격제 때문에 정유사에 손실도 생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정부가 보상을 해 주는 건가요?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비유하자면, 떡볶이 원가가 5천 원인데 정부가 3천 원에 팔라고 강제한 상황인 거예요.
그럼 떡볶이 가게, 즉 정유사는 팔수록 손해겠죠?
그래서 정부는 "일단 싼값에 공급해 주면, 나중에 영수증 확인해서 손해 본 만큼 나랏돈으로 메꿔줄게!"라고 약속했어요
이걸 '사후 정산'이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이 모인 특별 위원회에서 정유사들이 정말로 얼마를 손해 봤는지 꼼꼼하게 장부를 검사한 다음, 분기별로 보상금을 챙겨주기로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한국은 원유의 70%를 중동에서 수입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상황이 길어지면 나라 경제에 너무나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텐데 지금 어떤 대책들이 나오고 있죠?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최고가격제는 사실 아플 때 먹는 '진통제' 같은 거라 계속 쓰면 부작용이 생겨요.
나라의 돈도 무한정 계속 들어가서는 안되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근본적인 치료법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기름을 중동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사 오지 말고 미국 등 다른 동네에서도 골고루 사 오자고 제안해요.
또, 기름값에 붙는 세금을 깎아주는 '유류세 인하'나, 당장 겨울에 보일러 틀 돈이 턱없이 부족한 취약계층에게 쿠폰(에너지 바우처)을 직접 쥐여드리는 핀셋 지원 같은 방법들이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이 지금 바로 우리의 일상에도 곧바로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인데요.
아무쪼록 상황이 길어지지 않고 잘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 다음 이슈 또 짚어보겠는데요.
최근에 제철 나물인 봄동으로 만든 비빔밥이 굉장히 유행을 했습니다.
이게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가요?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우리 청소년들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많이 보실텐데요.
최근 SNS에 예전의 한 예능 방송에서 강호동 씨가 커다란 양푼에 나물을 넣고 밥을 쓱쓱 비벼 먹는 영상이 알고리즘을 탔어요.
그게 너무 맛있어 보이니까 10대, 20대 사이에서 "나도 저거 해 먹을래!" 하고 난리가 난 거죠.
재밌는 건, 당시 그 프로그램 PD였던 나영석 PD님이 최근에 "사실 그때 먹은 건 봄동이 아니라 얼갈이배추 겉절이였는데, 방송 자막이 실수로 나간 거다"라고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봄동이든 아니든, 그 엄청난 먹방 영상 하나가 평범한 집 반찬이었던 '봄동 비빔밥'을 순식간에 최고의 힙한 유행템으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서현아 앵커
네, 실제로 SNS에서는 한동안 이 봄동 비빔밥 먹는 거를 인증하는 게시물들을 굉장히 자주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유행이 실제로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고요?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유행이 터지자마자 도매시장에서 봄동 가격이 한 달 만에 무려 31.2%나 훅 뛰었어요!
공장에서 찍어내는 과자나 신발은 인기가 많으면 기계를 돌려 더 만들면 되잖아요?
하지만 농산물은 그게 안 돼요.
봄동은 딱 봄에만 자라고, 특히 올해는 겨울의 폭설이랑 한파 때문에 농사도 잘 안돼서 물량 자체가 부족했어요.
공급(파는 양)은 정해져 있는데, SNS를 보고 먹겠다는 수요(사는 사람)가 갑자기 폭발하니까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치솟게 된 겁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한동안 두바이쫀득쿠키, 이른바 두쫀쿠가 유행한 게 또 얼마 전의 이야기인데 곧바로 봄동, 이제는 또 버터떡까지 유행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빠른 유행 주기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게 또 편의점 업계라고요?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맞아요.
요즘 유행은 진짜 스쳐 지나갑니다.
두바이 쫀득 쿠키가 유행하다가 다같이 봄동 비빔밥 해 먹더니, 이제는 디저트 '버터떡'으로 넘어갔죠.
숏폼 영상들이 워낙 빨리빨리 새롭고 자극적인 걸 보여주니까 호기심도 금방 끓어올랐다 식는 건데요.
이 엄청난 속도를 가장 찰떡같이 맞춰주는 곳이 바로 편의점입니다.
편의점 회사들은 버터떡이 뜨자마자 "이거다!" 싶어서 1~2주 만에 '쫀득버터떡빵' 같은 신제품을 뚝딱 만들어 진열장에 올렸어요.
심지어 앱으로 사전 예약을 받으면 하루 만에 다 팔릴 정도로 편의점들의 유행 따라잡기 경쟁이 어마어마하게 치열합니다.
또 다음 유행이 무엇이 될지 궁금해지네요.
서현아 앵커
네, 저도 궁금해집니다.
오늘 짚어본 경제 원리들을 통해서 또 우리 청소년들이 배웠으면 좋겠다 하는 점도 있으실까요?
손희애 경제 크리에이터
네, 오늘 제가 수요와 공급에 대한 얘기를 했었습니다.
시장에서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건 무엇이든지 수요와 공급의 법칙 아래에서 결정이 되는 거거든요.
이 수요와 공급 그 단어만 봤을 때에는 굉장히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가 먹고 싶은 걸 쉽게 구할 수가 없네. 그러면 사람들이 나처럼 많이 먹고 싶은데 많이 팔지 않아. 그럼 이게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구나"라는 걸 우리가 실생활에서 좀 쉽게 이해를 하면서 비유하면 좀 더 확 와닿으실 거예요.
그래서 너무 이 경제적인 현상과 용어를 딱딱하게 여기지 마시고 내가 일상에서 접하는 문제들 중에서 수요와 공급에 접목된 것, 그리고 이걸 통해서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현상은 지금 뭐가 있을까 이런 부분을 한번 찾아보시면 경제 공부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또 흥미롭네 배우고 싶네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되실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숏폼 영상 하나가 농산물의 가격을 흔들고 또 편의점 신제품 출시까지 앞당기고 있는데요.
유행은 유행대로 즐기되 또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경제 원리 찾아보면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작가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