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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학교 안 다닌다고 차별?"…학평 응시 제한 사라지나

[교육,중등,초등,고교]
금창호 기자
작성일
26.03.26

[EBS 뉴스]

올해 대학입시의 첫 관문인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최근 치러졌습니다. 


그런데 학교 밖 청소년들은 시험을 보고 싶어도 접수조차 할 수 없었는데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응시 기회를 제한한 건 차별이라는 소송에서, 오늘 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시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

'학교 밖 청소년' 응시 불가


"학력평가 접수 거부는 명백한 차별"

행정소송·헌법소원 낸 청소년들


서울행정법원 오늘 판결

"교육청, 학교 밖 청소년 응시 기회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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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네, 이번 판결의 의미와 남은 과제에 대해서 직접 소송을 이끌었던 윤수영 청구인과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네, 오늘 서울행정법원이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학력평가 응시 기회를 아예 주지 않는 건 '위법'하다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소송을 직접 이끌었던 입장에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윤수영 / 소송 당사자

판결의 의미에 앞서, 행정소송을 제기한 학교 밖 청소년 당사자로서 아주 기쁩니다.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보구요.


학교 밖 청소년의 교육권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학력평가 응시 제한이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이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하나의 제도적 차별을 없앤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실제 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9월 모의평가는 학교 밖 청소년도 응시가 가능하죠. 


그런데 유독 시도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만 문턱을 높게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윤수영 / 소송 당사자

시도교육청, 그리고 이들이 꾸린 시도교육감협의회가 마련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행계획에서 대상을 고등학교 1, 2, 3학년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청들의 의지만 있다면 쉽게 해소할 수 있는 문제인데요.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일종의 차별을 교육청들이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에 의한 교육권 침해라고 보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사실 수험생들에게 학력평가는 단순한 시험 그 이상의 의미가 있죠.


대입을 준비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그동안 어떤 어려움을 겪어왔는지도 궁금한데요.


윤수영 / 소송 당사자

안 그래도 학교 밖 청소년이 대학 입시를 준비하려면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수시 전형으로 진학을 하려고 한다면 학교에 재학하는 청소년에 비해 사실상의 불이익을 받기도 하지요. 


그런데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 치르는 학력평가의 응시마저 할 수 없으니, 준비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제한받고 있는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번 행정소송 승소 외에도 현재 헌법소원이 진행 중입니다. 


오늘 법원이 '위법성'을 인정했는데 앞으로의 헌재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나요?


윤수영 / 소송 당사자

우선 동등한 교육의 권리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차별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교육기본법과 학교 밖 청소년 지원법 위반입니다. 


법적, 인권적, 교육적 측면에서 총체적인 문제상황이었다고 보구요. 


특히 행정소송 판결에서 기본권을 인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입니다. 


그만큼 본 사건에서 교육청의 응시거부 처분이 위법하고 기본권 침해임이 명백했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나올 수 있었다고 봅니다. 


말씀해주신 대로 행정소송 뿐만 아니라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는데요. 


헌법소원의 경우 향후 교육청의 항소 여부에 따라 방향이 달라지게 될 것 같습니다. 


만약 교육청이 항소하지 않으면 이번 판결이 확정되게 되는데요.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행정소송 판결로 소의 목적을 이루었다고 보고 각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교육청이 항소한다면 헌법소원 역시 계속해서 진행이 되는 것이구요. 


그 경우 헌법재판소 역시 당연히 기본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교육청의 입장도 살펴봐야 할 대목이네요. 


사실 이 학력평가 응시 제한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학교를 그만두기는 했지만 제도권 밖에 있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교육 정책에서 좀 밀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정책 뭐라고 보시는지요?


윤수영 / 소송 당사자

제도적으로는 무엇보다 대학입시에서의 차별이 적지 않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이, 학교생활기록부를 대신해 제출할 수 있는 청소년생활기록부라는 제도가 있는데요. 


시범사업이라 해당 서식을 받아주는 대학도 적을 뿐더러, 재학생에 비해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불이익을 대학입시에서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입시가 평등하다, 공정하다라는 주장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공허하게 들릴 뿐인 것 같습니다. 


이번 소송에서 서울교육청 등 피고들은 응시 제한 사유에 대해 예산이 많이 든다는 이유를 들었는데요. 


학생 1인당 매년 3천만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교사의 인건비부터 급식, 무상급식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국가가 교육재정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의 상황은 어떻냐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는데요.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1인 당 예산이 평균적으로 50만원-100만원 선으로 추산됩니다. 


국가가 보장해야 하는 교육권이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에게만 그치고 있다, 행정 칸막이가 만든 복지의 사각지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학력평가 응시마저 예산상 이유로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죠.


서현아 앵커

이 제도적인 어려움이 여전한 데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어떤 편견도 아직 완전히 해소가 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윤수영 / 소송 당사자

비단 학교 밖 청소년 뿐만 아니라 많은 소수자 청소년, 예컨대 탈가정, 성소수자, 장애, 이주배경 등 다양한 정체성의 청소년들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배경에 이러한 다양한 정체성이 있기도 하지요. 


예컨대 제대로 된 통합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학교를 떠나는 장애를 가진 청소년,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 속에서 학교에 다니기를 포기하는 이주배경 청소년, 성별이분법적 시설로 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는 트랜스젠더, 성소수자 청소년들이 있겠습니다.


제도만의 문제도, 사회적 인식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단순히 제도 한 두개를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평등의 관점에서 청소년정책을 재구성하여야 할텐데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통해 청소년을 비롯한 소수자에 대한 제도적인 복합차별, 그리고 사회적 인식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마침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는 교육 정책을 이끌 교육감들도 뽑게 됩니다.


교육감 예비후보들이 지금 많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데요.


학교 밖 청소년도 우리 지역의 소중한 학생이다라는 관점에서 혹시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 있을까요?


윤수영 / 소송 당사자

무엇보다 청소년인권을 말하는 교육감이 필요합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비롯한 학생인권의 후퇴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 단호하게 반대하고 인권의 기준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인권의 더 두터운 보장과 더불어, 학교 밖의 공간에서, 또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청소년의 권리를 말하고 이들의 관점에서 교육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소수자 청소년들의 권리를 말할 수 있는 그런 교육감이 꼭 나오기를 바랍니다.


서현아 앵커

네, "학교 울타리를 넘었다고 해서 배움의 권리까지 포기한 건 아니다."


오늘 법원의 판결이 던지는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모든 청소년들이 평등하게 꿈을 펼칠 수 그런 환경이 마련되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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