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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사의 눈] 입시 준비로 지친 몸과 마음, 어떻게 회복하나?

[교육,중등,대학,고교]
서진석 기자
작성일
25.11.14

[EBS 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모든 노력을 쏟아 달려온 학생들.


남아 있는 입시 일정도 중요하지만, 무너진 생체 리듬과 마음 건강도 챙겨야 할 때입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어떻게 회복하면 좋을지, 먼저 영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VCR]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마무리


한국 학생 23%, 주 60시간 이상 공부

OECD '2배가량'


학업 스트레스 · 치열한 경쟁에

10대 우울증도 6년 새 96.2% '증가'


입시로 악화된 신체·마음 건강 

어떻게 개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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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긴 수험 생활로 지친 신체와 마음 건강을다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조언을 들어보겠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보건 교과서를 집필했고, 현재 서울 상암고등학교에서 보건교사로 재직 중이신 한은진 선생님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일단 그동안 학생들이 공부하느라 장시간 오래오래 앉아있었습니다. 


그렇다보니까 신체 건강이 무너진 경우가 많은데요. 


우선 어떤 부분부터 집중해야 할까요?


한은진 보건교사 / 서울 상암고등학교

지금 우리 학생들의 몸은 오랜 시간 '수험생 모드', 즉 스트레스에 대비한 긴장 상태로 지내왔습니다. 


이런 상태가 길어지면 몸의 회복 시스템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해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소화가 예민해지는 등 여러 신체 신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억눌려 있던 몸의 감각을 다시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동안은 '더 버텨야 해', '조금만 더 참자' 하며 몸의 신호를 무시해 왔다면 이제는 잠시 멈춰서 내 상태를 정확히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 내가 이렇게 장시간 한 자세로 목과 어깨에 힘을 주고 있었구나.'


'긴장 때문에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단 음식을 찾고 있었구나.'와 같이 이처럼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회복의 출발점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몸의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신체 활동량이 줄어있다 보니까 과체중이나 비만 걱정하는 학생들이 참 많거든요.


그렇다면 그동안 무너져있던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요?


한은진 보건교사 / 서울 상암고등학교

네, 수능 이후 학생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보복성 건강관리입니다. 


단식이나 밤샘 같은 극단적인 방식은 순간 속은 시원할 수 있어도, 결국 몸의 균형을 더 흐트러뜨립니다.


지금 필요한 건 엄청난 변신이 아니라 몸의 리듬을 다시 세우는 작은 건강습관을 다시 켜는 시간입니다.


예를 들어 식사는 무엇을 먹을까보다 언제 먹을까를 먼저 정해보기를 추천합니다.


불규칙했던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만으로도 몸은 빨리 안정됩니다. 


운동 역시 운동량보다 몸을 깨우는 작은 움직임이 더 효과적입니다. 


20~30분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뇌는 이제 긴장을 풀어도 된다는 신호를 받습니다. 


수면도 의지가 아니라 리듬입니다. 


당장 많이 자거나, 무조건 일찍 자는 것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죠.


10대에 무심하게 넘긴 생활습관이나 감정들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나에게 돌아옵니다.


반대로 지금 나를 아끼는 작은 습관들을 만들어간다면, 그것이 앞으로의 건강한 삶을 지켜주는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전반적으로 새로운 걸 하려고 하기 보다는 리듬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네요.


몸만큼이나 마음도 지쳐있는 학생들이 참 많거든요. 


사실 원하는 성적을 받은 학생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죠.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한은진 보건교사 / 서울 상암고등학교

수능이 끝났거나, 혹은 아직 입시 준비 과정이 이어지고 있는 학생들도 결과와 상관없이 상실감이나 허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한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생활해 왔기 때문에 그 과정이 잠시 멈추거나 방향이 바뀌는 순간 자연스럽게 생기는 감정입니다.


이럴 때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빨리 잊고 다음으로 넘어가야지'라며 스스로를 다그치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내가 정말 힘들었구나', '속상하네', '그래도 후련하다'처럼 내가 느끼는 어떤 감정이든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감정을 무리하게 억누른다면, 오히려 다른 방식으로, 때로는 더 힘든 형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잠시 멈춰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과정이 앞으로의 입시 준비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성인기로 나아가는 나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첫걸음이 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이런 훈련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참 중요하죠.


그런데 노력을 해봤는데도 이런 우울감, 허탈감이 도저히 사라지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한은진 보건교사 / 서울 상암고등학교

마음이 오래 힘든 상태로 이어질 때는 '내가 왜 이럴까'라고 자책하기보다 그 감정을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도움을 자연스럽게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의 이상 신호를 그냥 두지 않듯, 마음의 신호도 점검이 필요합니다.


학교의 상담공간이나 지역 청소년상담센터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는 가까운 자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혹시 주변 친구나 가족에게도 바로 말하기 어렵다면, 24시간 익명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청소년전화 1388도 있습니다.


마음이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보려는 관심과 애정의 표현, 그리고 건강한 선택이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서현아 앵커

또 하나 성인을 목전에 둔 학생들이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게 성교육,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인데요. 


선생님으로서 조언해주실만한 내용이 있을까요?


한은진 보건교사 / 서울 상암고등학교

성인이 된다는 것은 자유가 커지는 만큼 관계에서의 책임도 함께 커진다는 뜻입니다.


건강한 이성교제를 위해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도 필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상대방을 존중하며 건강하게 관계를 맺는 태도입니다.


특히 중요한 것이 '경계'와 '존중'입니다.


이성교제든 친구 관계든, 앞으로 만나게 될 모든 인간관계에서 내가 불편한 순간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상대의 비언어적 신호나 의사 표현 자체를 그대로 자연스럽게 존중하는 태도 이 두 가지만 지켜도 훨씬 건강하고 균형 잡힌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건강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책임감있게 상대방을 대해라.


그리고 또 잊지말고 실천해야 될 것들도 있을까요?


한은진 보건교사 / 서울 상암고등학교

첫째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책임입니다.


요즘 연애는 SNS나 메신저로 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때 상대방의 사진이나 대화 내용을 허락 없이 저장하거나 공유하는 행동은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줄 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서로의 경계와 사생활을 존중하는 태도가 꼭 필요합니다.


둘째는 관계를 성숙하게 마무리하는 태도입니다.


만나는 것만큼이나, 감정이 달라졌을 때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도 중요합니다.


감정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이기보다 내 마음을 솔직하고 차분하게 표현하며 관계를 마무리하는 과정 자체가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중요한 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애에 몰입하느라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삶이 건강하고 스스로의 중심을 잘 잡고 있을 때 관계도 훨씬 건강하고 오래갈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선생님 직접 보건 교과서 쓰기도 하셨고, 계시는 학교에서 여러가지 건강 프로그램 운영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학생이나 교사들이 참고할만한 내용 있을까요?


한은진 보건교사 / 서울 상암고등학교

네, 저희 상암고는 서울시교육청 건강증진학교를 운영하며 학생과 교사가 일상에서 건강을 함께 챙기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과 선생님이 한 팀이 되어 서로 건강 습관을 독려하는 사제동행 운동 챌린지나, 책을 읽고 작은 실천 미션을 인증하는 독서+운동 챌린지를 즐겁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함께 운동을 독려하고 개인 목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함께 건강해지는 기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바로 이런 경험입니다.


건강은 하기싫은 것을 억지로 참거나 버티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며 주도적으로, 또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어가는 평생의 습관이라는 점을 학생들이 직접 깨닫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학교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이런 건강한 에너지를 나누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현아 앵커

네, 수능시험만 보고 달려왔겠지만, 우리 학생들 더 중요한 선택 그리고 더 중요한 단계들을 앞두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아보고 또 조금은 숨을 고르는 여유도 가지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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