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도 찾아뵙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대신 이렇게나마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봅니다.
선생님께서는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어요.
언제나 예쁜 옷을 입고 밝은 웃음으로 우리를 대해주시던 선생님은
어린 저에게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해주었어요.
하지만 제 힘으로 할 수 없는 게 있었어요.
바로 육성회비였어요.
어느 날 아침, 선생님께서 육성회비 봉투를 나누어 주셨어요.
저는 그 날 이후로 학교에 가지 않았어요.
이틀 째 되는 날,
그 날도 저는 집에서 혼자 있다가 초저녁 무렵 잠이 들었어요.
저를 깨우는 목소리에 눈을 뜨니 화가 난 엄마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선생님의 얼굴도..
다음 날, 저는 학교에 갔고 선생님께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저를 반겨 주셨어요. 그리고 어찌된 일인지 선생님께서는
육성회비 때문에 더 이상 제 이름을 부르지 않으셨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선생님께서 제 육성회비를 미리 내주셨던거였어요.
저에게는 비밀로 하고. 그 일이 있고 난 후부터 저는 가끔씩 엄마가
싸주시는 봉지를 몰래 선생님 자리에 놓곤 했었죠.
그 봉지 속에는 밤, 고구마, 옥수수 같은 것들로 엄마가
새벽시장에서 떼어온 물건들 중에 가장 좋은 것들을 담아 준 것이었어요.
그러면 선생님께서도 아무 말씀 없이 저를 보고 밝게 웃어주시곤 했었어요.
그 사랑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지곤 한답니다.
선생님, 언제나 건강하세요.
다음에는 제 아이들 손을 잡고 꼭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선생님의 사랑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부모님의 언제나 귀여운 둘쨋딸 나연이에요. 물론 어버이날은 충분히 지났지만 그래도 여기다 편지를 써볼게요.
초등학교땐 항상 전날 학교에서 어버이날 편지쓰기를 해서 드릴수 있었는데 중학교에 올라가니 뭐, 별다른 이벤트도 없고 편지에 효도쿠폰에 초콜릿하나...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엄마, 아빠에게 언제나 놀라움을 주는 이벤트신 둘쨋딸이었는데, 이렇게 한순간에 바뀌니..저도 놀라워요.
내년에는 더더욱 풍성하게 진심을 듬뿍듬뿍 담아드릴테니, 올해만 눈감고 넘어가 주시는 걸로..ㅋㅋㅋ
정말 우주만물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천금보다 훨씬더 소중한 존재인 엄마,아빠!! 절 엄마, 아빠의 자식으로 낳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집만큼 행복한 집은 없을 거에요!!
그럼 우리가족 모두 이번년에도 화이팅해용^^
엄마, 아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