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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기장] 하늘길 가슴 가득 자부심으로 날다!
운영자
작성일
13.03.29
조회수
1498

 [역할모델] 아시아나 항공 류원선 기장

하늘을 날고 싶은 것은 인간들의 오랜 꿈이었다.

더 높이 더 멀리 그리고 더 빨리 날고자 하는 그 간절한 꿈의 중심에, 조종사들이 있다. 나비처럼 새처럼 혹은 슈퍼맨처럼 마음껏 날고 싶은 아이들은 그래서 조종사를 선망하고 꿈을 키운다. 하늘의 선장으로 가슴 가득 자부심을 안고 하늘길을 달리는 아시아나항공 류원선 기장(43·B737 안전운항팀)을 만나, 조종사들의 삶을 들여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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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기장께서는 주로 어떤 비행기를 조종하시나요?
▲저는 요즘 B737을 주로 조종합니다. 3~4시간 비행할 수 있는 기종인데 주로 국내선에 이용됩니다. 120~160 여 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죠. 아시아나항공에는 300~400 여 명의 승객을 모시고 13~15시간 비행할 수 있는 B747, 777 기종도 있는데, 주로 국제선에 이용됩니다. 손님이 많을 때는 B747, 777을 국내선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B747은 엔진이 4개나 돼 하나가 고장이 나도 나머지 3개로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날아갈 수 있습니다. 바다 위로 오랜 동안 비행하는 데 적합하도록 설계돼 있지요.


 

-1년에 얼마나 비행하나요?
▲조종사들은 월별 분기별 연간 비행시간이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업무가 과하면 피로가 쌓여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기종과 상관없이 모든 조종사들은 1년에 1000시간 이상 비행해서는 안 됩니다.


-어떻게 조종사가 되었나요?
▲저는 대학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회사에 취직한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지나면서 문득 어릴 적 꿈이 생각났습니다. 하늘을 나는 멋있는 조종사가 되는 꿈 말입니다. 서른 살이 넘으면 그 꿈이 사라질 것 같아 결심을 했습니다. 그 때가 1990년이었는데, 한국서는 제가 조종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시카고로 갔습니다.

거기서 American Flyers라는 민간 항공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이 학교는 우리나라 항공대처럼 4년제였는데, 대학 졸업자들은 조종사 자격증만 취득할 수 있는 1년 반 코스에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험을 봐서 들어갔습니다. 처음 영어가 안 돼 퇴짜를 맞았지만 근처 대학에서 한 학기 동안 비교문학을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이 나오자 이것을 들고 다시 항공학교를 찾아갔죠. 수석 파일럿이, 지켜보겠다, 만약 제대로 못 따라오면 바로 아웃이다, 하는 조건으로 입학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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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학교에선 어떤 교육을 받았나요?

 

▲항공에 관한 모든 이론과 실기 교육을 다 받았습니다. 자는 시간 빼고는 에너지를 다 쏟아 부었습니다. 조종사가 되려면 항공영어를 잘 해야 하는데 무선 라디오를 구입해서 실제 관제탑과 비행기 사이에 오가는 교신내용을 계속 듣고, 비행에 필요한 내용은 노트에 빽빽이 적어가며 공부했습니다.


 

-항공학교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40시간을 교관과 함께 비행을 하고 나머지는 혼자서 비행을 합니다. 총 250시간을 타야 졸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 번은 교관이 동승하는 듯 하다가 내려 버리는 바람에 혼자 비행하게 됐죠. 그런데 비행기가 하늘에 오르고 히터를 켜려고 보니 스위치가 없는 겁니다.

 

 

교관이 스위치 위치를 바꿔 놓은 거죠. 시카고 겨울, 엄청 춥습니다.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또 한 번은 비행기 작은 창문에 난 작은 구멍이 열리면서 비행에 필요한 차트가 조종석 뒤로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너무 당황했죠. 지상과 교신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착륙 허가를 받을 공항을 못 찾은 거죠. 다행이 지상주파수와 맞아 착륙 허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휴, 지금도 그 생각하면... 아무튼 단독조종(엔진 1개짜리 비행기), 계기비행(눈으로 비행하는 시계비행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계기만으로 조종하는 것), 상업비행(민간항공 조종사가 되기 위한 필수 자격증), 다발엔진 비행(엔진 2개인 비행기 조종) 등 4개의 자격증을 따고 졸업했습니다. 학비로만 3500만 원 정도 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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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에는 어떻게 들어갔나요?

 

▲미국에서 돌아와 아시아나항공 경력 조종사 공채에 응시했습니다. 영어 일반상식 물리 수학 항공영어 시뮬레이터테스트 신체검사 등을 거쳤죠. 특히 아주 엄격한 신체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안경을 끼지 않은 상태의 나안 시력이 1.0 이상이 되어야 했죠. 지금은 0.7로 낮춰졌습니다. 첨단 항공기기 발달 덕분에 시력 의존도가 조금 낮아진 것이죠. 심장 검사도 철저히 했습니다.


-지금 안경을 쓰고 계신데요, 눈이 원래 나쁘지 않았을 텐데요.
▲입사할 때 시력이 1.5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조종사들은 수많은 계기판을 끊임없이 살펴야 하기 때문에 눈을 혹사시킵니다. 그래서 눈이 빨리 나빠집니다. 회사에서도 주기적으로 시력 검사를 합니다.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경을 쓰도록 합니다. 의무사항입니다. 비행 가방에도 항상 여분의 안경 하나를 챙겨 두어야 합니다. 콘택트 렌즈도 안 됩니다. 레이저 수술도 안 됩니다. 레이저 수술 받은 사람은 아예 조종사 시험에 지원을 못 합니다.


-흉터가 있으면 조종사가 못 된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흉터 때문에 조종사가 못 된다는 것은 속설에 불과합니다. 하늘로 높이 오르면 기압차가 생겨 흉터가 터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맹장 수술 흉터 정도는 괜찮습니다.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서 어떤 교육을 받았나요?

 

▲1년 7개월간 교육 받았습니다. 10~15명씩 그룹을 지어 함께 교육 받았죠. 미국에 가서 제트기 교육을 받고, 건교부에서 시행하는 각종 자격증 시험을 다 치르고 합격해야 했습니다. 공군사관학교 출신 조종사들도 똑같이 교육받고 시험을 치릅니다.


훈련조종사라 해서, 실제 승객을 실은 비행기를 타고 교육을 받았죠. 교관이 감독하고 있는데다 승객들을 태운 상태라 엄청나게 긴장됩니다. 훈련조종을 석 달 정도 하고 마침내 부기장이 되었습니다. 기자로 치면 견습 딱지 뗐다고 할까요.


-부기장이 되면 무엇을 하나요?

 

▲기장과 부기장은 한 세트로 움직입니다. 실제 기장과 부기장을 한 조로 묶어 한 세트라 부릅니다. 기장과 부기장은 그만큼 호흡이 잘 맞아야 하죠. 기장은 왼쪽 조종석에, 부기장은 오른쪽에 앉습니다. 해서 기장은 오른손으로 조종하고 부기장은 왼손을 주로 쓰죠.

 

 

평소 운항 때는 기장과 부기장이 번갈아 가며 조종합니다. 국내선 같은 단거리는 기장 부기장 각 1명씩 한 세트로, 해외 등 장거리 때는 기장 1명 부기장 2명, 혹은 기장 2명 부기장 1명 등 2 세트로 움직입니다.


기장의 권한과 책임은 크고 막중합니다. 항공기 문이 닫히는 순간부터 열리는 순간까지 항공기에 관한 모든 권한은 기장에게 있습니다. 대통령도 침범할 수 없는 절대적인 권한입니다. 또한 책임 역시 기장이 져야 합니다. 부기장은 기장 유고시 기장의 권한과 책임을 대신합니다.


-첨단 항공기기 발달로 자동 비행이 가능해져 조종사 역할이 쉽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첨단 기술 발달로 조종사의 수동 조작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착륙 등 중요한 순간에는 아직도 조종사들이 직접 수동 조종합니다. 자동으로 할 수도 있지만, 조종사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직접 수동으로 합니다.

비행기의 자동 이착륙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하기 위한 경우에만 자동 이착륙합니다. 이유없이 자동 이착륙하는 것을 조종사들은 자랑스럽지 않게 여깁니다. 비행기는 이착륙 때 가장 중요합니다. 조종사들은 이 때 온 신경과 에너지를 집중하고 쏟아 부어야 합니다.


-기장은 언제 되나요?
▲보통 부기장 생활을 10 년 이상 해야 기장이 됩니다. 저는 B737 2년 반, B747 7년 반 정도 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승급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통과하지 못하면 평생 부기장으로 조종사 생활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조종사가 되면 연봉은 어느 정도 되나요?

 

처음 조종사가 되면 각종 수당을 포함해 5000~6000만 원 정도 됩니다. 14년차인 제가 1억 가까이 됩니다. 55세 정년인데 정년 가까이 돼서 1억 5000만 원 정도 되는 분들도 있습니다.


-월급 많이 받아 좋으시겠어요?

 

▲큰 부자는 아니어도 만족합니다. 그러나 조종사들은 조금만 몸에 이상이 있어도 옷을 벗어야 하는 냉정한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때문에 건강 등 평소 자기 관리를 잘 해야 한답니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조종사들은 40세 이상이면 일 년에 한 번, 40세 이하면 일 년에 한 번 의무적으로 신체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항공법에 따라 신검이 이뤄지는데, 시력 청력검사등 기초검진과 초음파 심전도 혈액 검사 같은 전문 검진도 이뤄집니다. 모든 항목이 이상 없어야 다음 신검 때까지 의 비행이 가능합니다. 저는 산보로 건강을 지킵니다.


-조종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조종사가 되는 길은 크게 세 가지 정도입니다. 공군사관학교 졸업 후 전투기 조종사를 거쳐 민간 항공 조종사가 되는 게 있습니다. 항공대에 들어가 조종사가 되는 길도 있습니다. 또 항공사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조종사 후보를 뽑아 미국 민간항공교육기관에 위탁해 교육시켜 조종사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군사관학교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고 의무 복무 기간도 길지만, 학비를 들이지 않고 공부하고 대한민국 영공을 지킨다는 자부심은 대단하죠. 조종사가 되는 각각의 길은 모두 나름의 장 단점이 있고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길이 더 좋다, 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종사가 되어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

 

▲사랑하는 아들 딸, 모든 가족들이 아빠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스러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보람이고 행복입니다. 또 외국을 나가면 별도로 신분을 증명하지 않아도 인정해 주는 것이 좋아요. 장거리 비행을 나갈 때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게 조금 불편해요.


-가족은 어떻게 되나요?

 

▲초등 3학년인 아들 승호(9)와 2학년 딸 정(8)하고 아내가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신입사원 시절 동료 조종사들이 밀어줘(?) 승무원이던 아내와 결혼했죠.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고, 아들이 조종사 하겠다면 밀어 줄 생각입니다.


-파일럿이 되고 싶은 아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우선 건강해야 합니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요. 조종사가 많은 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험에 통과하려면 경쟁력을 길러야겠지요. 꿈을 이루기 위해선 끊임없이 준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이뤄지는 건 없거든요. 동북아 항공산업 사이즈가 해마다 20%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20년 후까지는 조종사가 매력적인 직업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이에 우주 시대이니, 우주 파일럿의 꿈도 키워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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